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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클래식이 좋다
29인의 작곡가를 만나다
(조희창/미디어샘)

(추천사)

“자신을 위로하는 음악, 클래식”

언어로써 대화할 수 없는 것까지
우리가 접근할 수 있고
그것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이
예술의 특권인 것 같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우리가
한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대변하고, 위로할 수 있다면
그건 굉장히 고귀한 직업입니다.
동시에 우리 자신을 위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조희창의 《클래식이 좋다》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 피아니스트 백건우

(프롤로그)

“음악에 한 인생은 충분치 못하다.
그러나 한 인생에는 음악이면 충분하다.”
–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클래식 음악을 듣기 시작하셨나요? 클래식 음악을 좀 더 알아가고 싶은가요? 이 책은 그런 사람을 위해 썼습니다. 클래식 음악에 관해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명곡 중심으로 분석하기도 하고, 역사적 사건이나 사상사 속에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 주제별로 묶어서 해설하는 방식도 있고, 다른 예술 장르와 연결해서 복합적으로 논의하기도 하지요. 저는 오랫동안 강의를 하면서 위의 방법을 모두 적용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도 결코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작곡가의 삶에 관한 얘기였습니다.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하는 것이니 개인사는 중요치 않다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작가의 성품이나 삶의 행태는 작품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베토벤이 ‘걸작의 숲’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같은 절망이 있었고, 죽는 날까지 ‘불멸의 연인’을 그리던 뜨거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슈베르트의 서정은 그의 곤궁한 삶과 연결되어 있고, 차이콥스키의 <비창>은 그의 성적인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 속에는 당시 러시아의 정치 상황이 깊숙이 영향을 미쳤으며, 이 점은 한국의 윤이상도 마찬가지였겠지요. 그러니 작곡가의 삶과 사상에 대한 이해는 그의 작품으로 들어가는 문과 같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은 클래식 마니아를 위한 책이라기보다 입문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쓴 책입니다. 그래서 29명 작곡가의 삶에 관한 얘기를 하되, 연대기적 설명보다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단락을 나누었습니다. 작곡가에 대한 흥미가 음악 감상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표적인 곡을 여섯 곡씩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바로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명연주자의 영상을 골라 QR코드를 붙여놓았습니다. 비록 한 권의 책으로 작곡가들의 가치를 모두 드러낼 순 없겠지만, 그래도 음악사의 전모를 휙 하니 둘러볼 수는 있으리라 봅니다. 그중에서 몇몇 부분이 독자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다면, 그래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같이 느낄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세상사를 사칙연산에 비유해보곤 합니다. 이를테면 ‘더하기’는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은 쉬지 않고 휘둘러야 하는 양날의 칼 같습니다. 잘못하면 자기 손을 베이기도 하지요. ‘곱하기’는 개인으로든 사회적으로든 ‘혁명’에 해당하는 것 아닐까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많은 것을 바꿔내거든요. ‘나누기’는 종교의 영역이겠죠. 영원한 이상향입니다. 그렇다면 ‘빼기’는 무엇과 비슷할까요? 저는 예술이 ‘빼기’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더하라고 부추기는 세상에 거리를 두는 것, 일정 부분을 포기하는 것, 물리치고 덜어내고 시선을 돌려서 아름다움에 오롯이 집중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모든 심란한 것들이 빠져나간 판도라의 상자 맨 밑바닥에 ‘희망’이 남아 있듯이, 인간에겐 예술이라는 희망이 남아 있음을 위대한 작곡가들이 음악을 통해 알려주었습니다. 나는 다행히도 음악을 얘기하고 들려주는 직업으로 살았습니다. 그 덕분에 바닥까지 비루해지진 않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살 수 있었습니다. 이 책 《클래식이 좋다》가 음악이라는 희망을 나누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영축산이 보이는 서재에서

조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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